2024년 9월 17일, 레바논 전역에서 수천 개의 무선호출기(삐삐)가 동시에 폭발하며 엄청난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그중에는 어린아이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다수 피해를 입었지만, 민간인 사상자들도 적지 않아 이 사건은 단순한 군사적 공격을 넘어서 무차별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통신기기 폭발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건이 수년간 계획된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작전이었다고 보도하며 그 배경을 파헤쳤습니다. 폭발한 무선호출기들은 이스라엘이 위장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제조되어 헤즈볼라에 공급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의 페이퍼 컴퍼니와 무선호출기 작전
NYT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BAC 컨설팅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를 통해 무선호출기를 생산, 헤즈볼라에 공급하는 작전을 오랫동안 준비해왔습니다. BAC 컨설팅은 헝가리에 기반을 둔 무역중개회사로, 표면적으로는 대만 기업 골드아폴로와 협력하여 무선호출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이스라엘의 공작이 숨어 있었습니다.
BAC 컨설팅은 일반 소비자에게도 무선호출기를 판매했지만, 진짜 목표는 바로 헤즈볼라였습니다. 헤즈볼라가 무선호출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휴대전화 해킹을 우려한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나스랄라는 간부급에게 휴대전화 대신 무선호출기를 사용하라고 권고했으며, 이로 인해 헤즈볼라는 수천 대의 무선호출기를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 기회를 노려, 헤즈볼라에 판매한 무선호출기 배터리에 강력한 폭발 물질인 PETN(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을 삽입한 특별한 기기를 제작했습니다. 이 기기들은 겉으로는 일반적인 통신기기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기들이 단순한 통신장치의 오류로 인한 폭발이 아니라, 배터리 내부에 내장된 소형 폭발 장치로 인해 원격 조작에 따라 기폭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무선호출기 폭발의 비밀과 이스라엘의 역할
이번 사건은 단순한 통신기기의 고장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군사적 공작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BAC 컨설팅 외에도 여러 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여 헤즈볼라에 이러한 기기들을 공급해 왔습니다. 이러한 작전은 수개월, 아니 수년간의 준비를 필요로 했으며, 무선호출기는 그 작전의 일환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특히,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핵심 작전 부서인 메차다가 이번 작전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메차다는 암살, 납치, 폭파 등을 전문으로 하는 부서로, 그 산하에는 암살을 전담하는 키돈(단검) 부대가 있습니다. 이 부대는 과거에도 중동에서 다양한 비밀작전을 수행한 바 있으며, 이번 사건에서도 그들의 역할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스라엘의 군사 지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선언하며 이 사건이 이스라엘의 공작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듯한 발언을 남겼습니다. 그는 군 병력을 북쪽으로 돌리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정보작전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무선호출기와 무전기 연쇄 폭발, 그 뒤에 숨은 의도
레바논에서의 무선호출기 폭발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폭발이 발생한 다음 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서도 헤즈볼라가 사용하던 무전기(워키토키)가 폭발하며 추가로 20명이 사망하고 450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 무전기는 일본 아이콤사의 제품으로 추정되었지만, 아이콤 측은 해당 기기가 자사 제품이 아닌 모조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폭발 사건의 피해자 중에는 어린아이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9살 소녀 파티마 압둘라는 아버지의 무선호출기를 가져다주려다 폭발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처럼 폭발은 메시지가 도착한 직후 발생했으며, 사망자 다수는 무선호출기를 집어든 순간 폭발을 겪었습니다.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이 공격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언급하며, 호출기를 누가 가지고 있을지 모른 채 발생한 이번 사건이 얼마나 무자비한 공격이었는지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는 중동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긴장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헤르지 할레비는 "이스라엘은 이미 다음 두 단계를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 헤즈볼라가 치러야 할 대가가 매우 클 것임을 경고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부의 안보 상황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이스라엘 국민들은 돌아올 수 없다"며, 이스라엘이 북부 전선을 중심으로 작전을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공작은 단순한 군사적 대립을 넘어 정보전과 사이버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은 그 일환으로, 이스라엘이 어떻게 정보작전과 기술을 활용해 적을 교란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은 단순한 통신기기 고장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치밀한 정보작전과 헤즈볼라 간의 갈등이 얽힌 이번 사건은 수년간의 준비 끝에 이루어진 공작으로 밝혀졌습니다. 앞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긴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중동의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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